
1호점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2호점을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장사를 시작했을 때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손님이 꾸준히 찾아오고, 직원들과 웃으며 일하고, 다음 달 월세를 걱정하지 않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1호점은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메뉴를 계속 개발하며 계절에 맞는 신메뉴를 추가했고, 손님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여름에는 냉면을 개발했고, 장사가 한산해질 시기를 대비해 새로운 메뉴를 준비하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장사는 단순히 음식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그때 함께 메뉴를 개발하던 후배가 제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형, 우리 2호점 한번 같이 해보는 건 어때요?”
처음에는 웃으며 넘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이미 1호점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도 있었고, 메뉴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혼자서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지만 믿을 수 있는 후배와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인생 첫 번째 동업과 함께 2호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김포 구래동이라는 신도시에 가능성을 걸었습니다
당시 김포 구래동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도시였습니다.
새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었고 젊은 가족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주변 상권도 계속 형성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무턱대고 계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직접 상권을 여러 번 돌아다니며 유동인구를 확인했고, 경쟁 음식점의 메뉴와 가격도 조사했습니다. 점심과 저녁 시간대 손님이 얼마나 다니는지도 며칠 동안 직접 확인했습니다.
메뉴는 이미 검증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1호점보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방 동선도 다시 설계했고, 원가 계산도 처음부터 다시 했습니다. 손님이 주문부터 식사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준비했습니다.
오픈을 앞두고는 앞으로의 모습도 많이 상상했습니다.
‘이곳이 잘되면 3호점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만큼 기대가 컸습니다.
오픈 초기 분위기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다행히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고 단골도 조금씩 생겼습니다. 장사를 하다 보면 손님들이 “맛있다”, “다음에도 또 오겠다”는 말을 해주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저 역시 그런 말을 들으며 더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계속 메뉴를 수정했습니다.
장사가 잘될수록 더 열심히 연구했고, 더 나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쉬는 날에도 새로운 재료와 조리법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이렇게 큰 변화를 겪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는 모든 계획을 바꿔 놓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몇 주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고 거리두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외식을 줄이기 시작했고, 회식 문화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밤 9시 영업 제한이었습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저녁 장사는 하루 매출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시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매출의 큰 부분이 함께 사라지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 믿으며 버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매달 나가는 임대료와 인건비는 그대로였고 매출은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었고 저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코로나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동업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더 큰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동업이었습니다.
장사가 잘될 때는 큰 문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시작되면 서로의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혼자 운영할 때는 메뉴를 바꾸기로 결정하면 바로 실행하면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업은 달랐습니다.
같은 숫자를 봐도 생각이 달랐고 같은 문제를 봐도 해결 방법이 달랐습니다.
누군가는 더 투자하자고 했고, 누군가는 줄이자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기다리자고 했고, 누군가는 포기하자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견 차이는 점점 커졌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장사는 음식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좋은 메뉴는 함께 만들 수 있지만,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결국 4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결국 2호점은 약 4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가게 문을 마지막으로 닫던 날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처음 계약서를 쓰던 날의 설렘과 오픈을 준비하던 시간들이 한순간에 떠올랐습니다.
허탈하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경험은 실패가 아니라 가장 큰 공부였습니다.
사업은 음식만 잘 만든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권도 중요했고, 자금 관리도 중요했고,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버틸 준비도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하는 사람과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몸소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금 다시 동업을 하겠냐고 묻는다면
누군가 지금 제게 동업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무조건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하지 말고,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역할은 명확해야 하고, 책임도 명확해야 하며, 수익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까지 미리 약속해야 합니다.
사업은 감정이 아니라 원칙으로 운영해야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직접 경험했습니다.
2호점은 문을 닫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저를 만든 가장 값비싼 수업이었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을 고민할 때면 그때의 경험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성공은 자신감을 주지만, 실패는 방향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저는 2호점을 실패한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나은 사업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 블로그에서는 성공했던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패했던 경험까지 솔직하게 기록하려고 합니다. 누군가가 제 경험을 읽고 같은 실수를 한 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