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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경험이 장사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기까지
메뉴개발자로 일하면서 힘든 순간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 때마다 수차례 시식을 진행했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다시 수정해야 했습니다. 내가 만든 음식의 장점보다 부족한 부분을 먼저 들어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메뉴개발이라는 일이 저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직접 장사를 시작한 지금, 저는 메뉴개발자로 일했던 시간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경험 하나하나가 결국 음식을 보는 눈을 만들어 주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재료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메뉴개발 일을 하기 전에는 음식을 먹으며 주로 맛있다거나 짜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원재료를 비교하고, 소스의 배합을 바꾸고, 같은 메뉴를 여러 방식으로 조리하다 보니 음식의 맛을 조금 더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도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음식에는 어떤 육수를 사용했을까?’
‘단맛은 설탕에서 나온 걸까, 양파를 오래 볶아서 나온 걸까?’
‘이 향은 참기름보다 들기름에 가까운 것 같은데.’
‘고기의 식감을 보면 미리 재워 두었을 가능성이 있겠구나.’
정확한 레시피를 보지 않아도 음식에 들어간 재료와 조리 방향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한 번 맛보는 것만으로 모든 재료와 조리법을 완벽하게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메뉴개발 과정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음식의 맛을 구성하는 요소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식당에 가는 시간이 공부가 되었습니다
메뉴개발자로 일한 뒤부터 식당에 가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메뉴판을 보고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지금은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메뉴의 구성과 가격을 살펴봅니다.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는 메뉴는 무엇인지, 하나의 식재료를 여러 메뉴에 활용하고 있는지,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는 않은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음식이 나오면 비주얼과 양을 먼저 살펴보고, 맛을 보면서 조리 순서를 예상해 봅니다.
‘이 재료는 먼저 볶고 소스를 넣었을까?’
‘마지막에 센 불로 조리해서 향을 더했을까?’
‘이 식감은 바로 조리한 것인지, 미리 준비해 둔 것인지.’
처음에는 이런 습관이 단순한 직업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메뉴를 이해하고 장사의 구조를 공부하는 저만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맛있는 메뉴만으로는 장사하기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메뉴개발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맛있는 음식과 판매하기 좋은 메뉴가 항상 같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재료비가 지나치게 높거나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면 실제 매장에서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재료를 구하기 어렵거나 조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면 안정적으로 판매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메뉴를 개발할 때는 맛뿐 아니라 여러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재료는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 주문이 몰렸을 때도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지, 다른 메뉴와 식재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지, 고객이 가격을 납득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조건들이 메뉴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제약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직접 장사를 시작해 보니 그때 배운 기준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메뉴개발 경험이 장사를 시작할 용기가 되었습니다
직접 장사를 시작한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걱정된 것은 메뉴였습니다.
어떤 음식을 팔아야 할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원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메뉴개발자로 일하며 쌓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막막하지는 않았습니다.
메뉴를 만들고 시식한 뒤 부족한 점을 찾는 과정, 재료의 양과 조리법을 기록하는 방법, 여러 번 만들어도 비슷한 맛이 나오도록 기준을 정하는 방법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메뉴를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장사를 시작한 뒤에도 손님의 반응을 살피고, 조리 과정을 줄이고, 재료의 양을 다시 조정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생겨도 실패라고 생각하기보다 개발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수없이 메뉴를 수정했던 경험이 저에게 쉽게 포기하지 않는 힘을 준 것입니다.
힘들었던 피드백도 결국 자산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시식 시간에 듣는 의견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향이 약하다는 말, 식감이 아쉽다는 말, 기존 메뉴와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으면 제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의견들은 음식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는 훈련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향을 살펴보고, 누군가는 식감을 확인하고, 또 다른 사람은 가격과 판매 가능성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의견들을 들으며 메뉴를 한 가지 기준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과정 덕분에 지금은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단순히 ‘맛이 없다’고 결론 내리지 않습니다.
간이 문제인지, 향이 부족한지, 식감이 단조로운지, 메뉴에 기대했던 이미지와 실제 음식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생각합니다.
힘들게 느껴졌던 피드백이 결국 제 판단력을 키워 준 것입니다.
메뉴개발은 저를 성장시킨 시간이었습니다
메뉴개발자로 일하면서 자신감을 잃었던 날도 있었고, 새로운 메뉴를 보여주는 일이 두려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간을 모두 지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수많은 재료를 직접 사용해 보고, 조리법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다시 만드는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재료와 조리 과정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메뉴를 맛뿐 아니라 원가와 운영의 관점에서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결국 제가 직접 장사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되었습니다.
메뉴개발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는 관찰하는 법을 배우고, 실패를 수정하는 법을 익히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힘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저는 메뉴개발을 하길 잘했습니다.